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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AI가 바꾸는 세상: 7가지 사례

Intro

공지능(AI) 기술이 삶을 바꿔 놓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지, 무엇이 바뀔 지 등은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AI 분야 선도 업체인 구글은 ‘솔브 위드 AI (Solve with AI)’라는 이름으로 세상의 여러 문제를 인공지능 기술로 풀어 내고 있다. 제프 딘 구글 AI 총괄은 인공지능 기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애초 구글의 목표 중 하나는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난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전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말이다.

구글은 문제 해결에 머신러닝 등의 기술은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누구든 문제를 발견하고 풀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구글의 역할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꼭 구글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면 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구글은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머신러닝 사용법도 다양한 방법으로 제안하고 있다. 

특히 공익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고민하는 ‘AI for Social Good’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기술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구글은 일본 도쿄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구글이 인공지능 기술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 기술이 가야 할 방향성과 그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부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추상적이고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 AI이지만 이미 우리 삶과 거리 좁히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우리 삶 가까이에서 펼쳐지고 있는 AI 활용사례 중 흥미로운 몇가지를 추렸다.

제프 딘 구글 AI 총괄, 구글은 ‘AI for Social Good’ 프로그램을 통해 머신러닝이 세상의 문제를 풀 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 도쿄=최호섭)

고위험 질병의 초기 진단

이미지 분석을 통한 질병 진단은 구글이 머신러닝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많은 질병이 일찍 진단되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의사 수는 항상 부족하고 환자에게 진료를 위해 주어지는 시간도 짧다. 구글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병원에서 촬영되는 다양한 형태의 사진을 학습하고 분석해 질병의 유무와 종류를 짚어주려는 것이다.

시작은 당뇨성 망막변증의 진단이었다. 부작용으로 진행되면 실명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채혈 등을 통해 검진을 받는다. 의사들이 검진 자료를 받아 확인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구글은 머신러닝을 통해 망막변증이 진행되는 이미지들을 학습시켜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을 찾아 낸다. 2016년 논문으로 이미 일반인 수준의 진단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계속 데이터를 학습해 가면서 전문의 수준의 진단을 해낸다. 인도, 태국 등에서는 병원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구글은 최근 이 기술을 암 진단으로 확장했다. 폐암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생존률이 80%가 넘는다. 하지만 조기 진단이 어렵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방사선 사진을 통해 폐암 징후를 읽어서 구분하기 시작했다. 

유방암 환자의 림프절 전이도 진단한다. 림프절 진단은 사람이 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구글은 림프절 병변을 찾아내는 것은 볏짚속에서 바늘 찾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머신러닝의 특징이 잘 이용되는 사례다. 정확도는 학습을 통해 꾸준히 올라가고, 여기에 전문의의 진단이 더해지면 정확도는 급격히 높아진다.

이미지 해석을 이용한 암 전이 진단. 초기 전이는 미세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머신러닝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해석하기 때무에 모델링과 학습이 완성되면 미세한 질병도 찾아낼 수 있다. (사진: 도쿄=최호섭)

홍수 등 재해 예방

홍수 피해는 늘 인류의 곁에 가까이 있는 재난이다. 홍수는 순식간에 일어나고 피해도 크지만 미리 준비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구글은 머신러닝을 통해 홍수 가능성을 파악하고 미리 경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홍수 분석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리소스가 많이 필요하다. 구글은 여러 국가기관이나 비정부기구(NGO) 등과 협력해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원리는 물이 흐르는 수리 모델을 분석하는 것이다. 물이 언제 얼마나 흐를지 연산해서 지형 데이터에 적용하면 홍수의 타격을 받는 곳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고해상도 표고 지도를 만들고 하천 수위 데이터도 분석한다. 고해상도 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 기관이 함께 해야 한다. 구글은 인공위성 두 개로 3D 촬영을 해서 표고를 측정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는 한 기업의 기술이 정부기관, NGO 등과 협력해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기술 도입을 어려워 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과제를 풀 수 있다.

머신러닝으로 지형을 3차원 데이터로 해석하고 물의 흐름을 읽어내면 언제 어느 지역에서 홍수가 일어날지 파악할 수 있다. (사진: 도쿄=최호섭)

멸종위기 해양 동물 생태 파악

멸종을 앞둔 동물 관리는 지구 환경 보전의 큰 숙제다. 하지만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들 중 58%가 개체수 감소를 겪고 있다.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동시에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동물은 울음 소리를 낸다. 바다 동물들도 다르지 않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주요 해양 지역에서 바닷속 소리를 녹음해 왔다. 소리를 통해 특정 해양 동물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직접 소리를 듣고 구분해내는 것은 시간과 정확도 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구글은 NOAA가 녹음한 19년 분량의 데이터셋을 바탕으로 모델을 만들고 학습을 시키고 있다. 소리를 스펙트럼으로 만들고 시각화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소리의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배 소리인지, 고래가 내는 소리인지를 분석하고, 아주 작은 신호도 정확하게 잡아 낸다. NOAA는 이를 활용해서 혹등고래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있다. 이 머신러닝 모델은 바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뉴질랜드에서는 이 모델을 바탕으로 숲속에서 토착 조류들을 연구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동물들이 내는 소리도 의미를 갖는다. 바닷속에서 나는 여러가지 소리 속에서 특정 동물들의 소리를 읽어내는 것으로 생태 파악이 가능해진다. (사진: 도쿄=최호섭)

열대우림 보호

불법 벌목은 밀림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아마존이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불법 벌목을 통한 산림 파괴는 계속 번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불법 벌목은 그만큼 수익이 좋은 사업이라 줄지 않고 있다. 점점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막아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NGO인 레인포레스트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불법 벌목의 징후를 파악하고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보급중이다. 레인포레스트는 숲에 스마트폰을 깔아 두고, 그 마이크를 통해 수집되는 소리 중에서 전기톱이 만들어 내는 소음을 골라 낸다. 전기톱 소리가 들리면 현지의 단속반이나 밀림의 부족들에게 위치를 알려 곧바로 저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에 쓰이는 스마트폰은 어떤 것이든 관계 없고 앱만 설치하면 된다. 중고 제품들이 쓰이고, 항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태양광 충전 패널을 세 개 덧붙여 운영한다. 간단한 장치지만 머신러닝을 통한 효과는 상당하다. 아마존에서는 충분히 효과를 냈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도 곧 적용할 계획이다.

쓰레기 속 재활용 가능 물품 판별

인도네시아 스타트업인 그린고(Gringgo)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한다. 쓰레기 수거 업자들은 자원 재활용의 중요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당이 너무 적기 때문에 수거와 분류 등에 대해 적극성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그린고는 쓰레기의 종류와 그 가치를 보여주는 앱을 개발했다.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통해 쓰레기의 종류를 파악하고, 이를 처리 시세 데이터와 연결해 주는 것이다. 쓰레기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하나하나가 재활용을 비롯해 가치를 갖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거 업자들은 그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린고의 앱을 이용하면 쓰레기 안에서 높은 가치를 받고 팔 수 있는 것들을 분류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활용품 분리가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쓰레기 수거 업자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궁극적으로 그린고는 완전히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린고의 쓰레기 해석 앱. 이미지 분석으로 쓰레기의 종류를 구분하고, 자원의 가치를 파악해 수거 업자들의 소득을 높이고 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사진: 도쿄=최호섭)

병충해 방지

인도의 비영리 연구소인 와드와니 AI 인스티튜트는 농작물의 해충을 감지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었다. 이 연구소의 과제는 영세 농민들이 더 효과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하는 것으로 그 중에서도 목화 농사에 대해 머신러닝을 적용했다.

목화 재배는 세계적으로 70개 국가에서 2억5000만 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는 큰 산업이다. 하지만 병충해가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인도만 해도 3000만 명이 목화 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 중 절반이 병충해를 입고 있다. 분홍 목화씨 벌레가 가장 큰 타격을 주는 병충해이다.

보통 농민들은 기술 적용이 어렵고 공무원들이 현장에 찾아 조언해 주는 경우가 많다. 이제까지는 보통 병충해 스티커로 벌레를 채취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병충해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육안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신뢰도도 높지 않다.

와드와니 AI 인스티튜트는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기술로 사진 하나만 찍으면 병충해를 확인해주는 모델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다. 인도의 IT환경을 반영해서 모델 크기를 작게 만들었고, 스마트폰에 저장했다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농민들이 직접 쓸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현재는 공무원들이 기존의 병충해 스티커 방식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고대문자 해석

쿠주시지(くずしじ)는 일본의 필기체 글자를 말한다. 1000년 동안 써 온 문자인데, 1900년대 들어서 교과서가 표준화되고 문자를 쓰는 방법이 정립되면서 서서히 필기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쿠주시지로 쓰인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쿠주시지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일본 인구의 0.1% 수준이고 그나마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 쿠주시지로 쓰인 고문서들을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수천억 개의 이미지가 쌓여 있다. 전문가들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에게 읽을 수 있도록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를 ‘쿠로넷’이라고 이름 붙였다. 일반적인 필기체를 인식하는 OCR 형태의 모델이다. 글자를 읽고, 해석과 검색까지 할 수 있는 것이 목표다.

2초에 한 페이지를 읽을 수 있고, 책 한권을 해석하는 데에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아직 많은 책을 읽어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정확도는 85%이고 읽을 수 있는 책도 16권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읽어내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계속해서 모델을 개선해서 많은 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For Your Insights

AI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등 AI 선도 기업들이 수익성 보다는 사회적 참여를 통해 해당 기술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I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지고 비용이 저렴해지면,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순간 기업 뿐 아니라 대중들도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손쉽게 사용하게 되면서, 경제·산업·생활의 지형이 크게 그리고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AI 기술을 이끄는 기업들 그리고 AI 활용이 가능한 분야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 중의 하나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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