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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글로벌 혁신의 큰 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 따라잡기

Intro

손정의 회장이 24세에 도쿄에서 설립, 컴퓨터 부품·SW 판매업으로 시작된 소프트뱅크는 기업가치 1000억 달러를 웃도는 글로벌 기업이다. 일본의 대형 이동통신 사업자를 넘어 미국 스프린트의 지분 80% 이상을 보유한 글로벌 통신 사업자이자 인터넷 사업자이고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빚어 지는 파괴적 혁신의 배후(?)로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모빌리티 등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향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며 글로벌 투자기업으로서 면모를 다지고 있다.

1000억 달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의 탄생

손 회장이 단 6분만에 알리바바에 거액의 투자를 결정했던 이야기에서 보듯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과거 실리콘밸리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과감함과 스케일을 자랑한다.

손 회장의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소프트뱅크의 투자전략은 지난 2017년 100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 이하 SVF)를 통해 더욱 체계화되고 있다.

비전펀드는 향후 30년 안에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넘어 서는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할 것이라는 손 회장의 ‘비전’이 투영됐다.

손정의 회장(오른쪽)과 마윈 (출처 : SVF)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블랙스톤(Blackstone)과도 비견되는 SVF는 소프트뱅크는 물론 해외 정부까지 참여하는 투자 풀이다. 손 회장은 강력한 투자 파트너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450억 달러 출자를 이끌어 낸 이후 아부다비 국부펀드(Mubadala), 그리고 애플·퀄컴·폭스콘 등 IT 기업들까지 참여시켜 불과 수개월 만에 1000억 달러 규모의 펀드 구성을 마쳐 화제가 됐다.

당시 SVF의 펀드규모는 전세계 벤처캐피털(VC)의 합친 것보다 컸다. 조성된 1000억 원 가운데 이미 80%는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기업이 된 스타트업들에 투자됐다.

SVF의 2차 펀드 조성도 추진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열린 결산 발표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지금까지 장부상 45%의 수익을 제공했다며 1000억 달러 규모의 2차 펀드 조성계획을 밝혔다.

SVF의 투자 및 운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여전히 소프트뱅크와 손 회장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운용사이기도 하다. 펀드매니저의 투자대상 기업 발굴~심사(투자심의위원회)~손 회장과 창업자간 단독면담의 순으로 진행되는 투자 프로세스를 가지며 사실상 손 회장의 투자 및 기업 철학이 투영되는 구조를 띤다.

어떤 기업에 투자했나

비전펀드의 투자는 손 회장이 강조하는 AI를 비롯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그리고 최근 교통·물류·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모빌리티(Mobility) 분야에 집중돼 있다.

SVF의 80여 개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곳은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Uber)’로 약 93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가 투입됐다. 2017년 첫 투자 당시 우버의 기업가치는 약 480억 달러. SVF가 현재 보유한 우버의 지분은 약 16%로 전해진다.

우버는 최근(5월 초) 상장했지만 당초 기대치(1200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공모가이하의 주가(20일 현재)로 약 7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보이고 있다.

우버와 함께 비전펀드의 대형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은 오피스 공유 서비스 ‘위워크(WeWork)’의 위컴퍼니(WeCompany). 최근 480억 달러의 가치평가를 받은 위워크는 올해 상장을 추진중이다.

또 다른 대형투자는 2016년 소프트뱅크가 완전 인수한 영국 반도체 업체 ARM의 지분(25%, 82억 달러), 중국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85억 달러), 그리고 그래픽칩 업체 엔비디아(50억 달러) 등에 집행됐다. 이 밖에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기업 슬랙에 5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투자했다. 6월 상장을 앞둔 슬랙은 3배 이상의 가치 평가를 얻고 있다.

기업명 분야 투자액(억 달러)
우버(Uber) 차량 호출 93
슬랙(Slack) 기업용 메신저 솔루션 3
위워크(We Company) 공유 오피스 44
도어대시(DoorDash) 식료품 배송 5
ARM 반도체 82
디디추싱(DIDI Chuxing) 차량 호출 85
엔비디아 반도체·자율주행 50
나우토(Nauto) 자율주행 1.59
쿠팡 쇼핑몰 20
원웹 위성 네트워크 인터넷 12
파나틱스 온라인 쇼핑몰 10
올라 차량 호출 13.6
GM크루즈 자율주행차 호출 22.5 이상
플렉스포트 SW기반 화물 포워딩 10 *
뉴로 로봇 배송차 9.4
클룩 여행 액티비티 2.2 *
OYO 호텔 체인 3
랩피 배송 5
우버 ATG 자율주행 3.33
그랩 차량 호출 14.6
PayTM 온라인 결제 19
딜리버리 물류 4.13 *

△ 비전펀드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SVF·언론보도 참조, *는 다른 투자사 공동)

SVF의 투자 기조

SVF의 투자대상은 앞서 포트폴리오에서 보듯 ‘미래’에 있다. 흔히 손 회장은 인내력을 가진 투자자로 전해진다. 그의 투자 철학은 “각 분야에서 상징적인 기업, 300년 비전을 가진 산업에 투자한다”는 말에서도 확인된다.

AI에 대한 믿음 역시 확고하다. 손 회장은 “AI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말로 그 믿음을 피력했다. 그와 소프트뱅크가 수행하는 투자의 근저에는 AI와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자리잡고 있다. SVF가 과감하게 투자한 기업들 상당수가 AI와 연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엔비디아, 나우토(Nauto), GM크루즈, 우버ATG 등 자율주행 분야 피투자 기업들에서 AI는 핵심 기술개발 분야다.

SVF의 최소 투자액은 1억 달러이다. 손 회장이 연례 주주 미팅에서 밝힌 것처럼 2위 기업이 아닌 1위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이 같은 투자 기조는 후한 기업가치 평가를 수반하며 때론 창업자가 원했던 것 이상의 투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회장과 SVF의 낙점을 받은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뭔가. 투자가 집행되면 창업자와 스타트업에는 급격한 성장과 글로벌한 확장이 요구된다. 대개 수억 달러의 투자를 받는만큼 경쟁사를 따돌리는 것은 당연시 된다. 음식 배송 스타트업 도어대시(DoorDash)는 SVF 투자 후 시장 점유율에서 경쟁사인 우버 이츠를 앞질렀다.

성장성은 단기적인 수익성을 뒤로 물린다. SVF는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상장을 늦춰서라도 공격적 확장에 나서는 기업을 지지한다. 또 1차에 이은 2차 딜을 통해 기존 주주의 엑시트를 지원함으로써 초기 대형투자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성장성의 이면, 수익성이라는 잣대와 만나다

앞서 설명처럼 SVF는 투자 대상을 선정하면서 당장의 수익 창출역량보다는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규모의 경제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에 주목한다. 펀드는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 글로벌 확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에 충분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을 유지해 왔다. 피투자 기업 대부분이 설립 후 수익을 낸 적이 없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는 순간 해당 스타트업은 이미 절반 이상 성공한 스타기업이 된다. 큰 투자금과 높은 기업가치, 그리고 향후 소프트뱅크를 통해 이뤄질 수많은 딜들….

하지만 이 같은 소프트뱅크와 SVF의 투자 행보는 최근 우버를 비롯한 피투자 기업에 대한 주식 시장의 냉담하고 우려 섞인 시선에 직면했다. 당초 1200억 달러의 기업가치가 예상됐던 우버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60% 수준을 오가고 있고, 시장은 수익성이라는 잣대를 들이 대고 있다. 올해 상장을 추진중인 위워크 역시 지난해 19억 달러에 이어 지난 1분기에도 여전한 손실을 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 투자의 문제는 ‘과도해 보이는 밸류에이션’에 테크기업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들이는 데서 시작한다고 비판한다.

과도한 가치평가와 투자라는 견해 외에 SVF 펀드의 주요 축이 되고 있는 사우디 정부 자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1차 SVF의 지분 45%를 차지한 사우디이지만 왕실의 부패를 고발하다 살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을 두고 펀드 내 일부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리콘밸리에서도 SVF의 입지는 강력하다. SVF의 1000억 달러는 지난해 전체 VC 산업이 조성한 550억 달러의 두배 수준에 가깝다. 하지만 SVF가 실리콘밸리의 펀딩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생 스타트업들의 성공 여부가 SVF 투자 여부로 위너와 루저로 갈리는 분위기가 공공연하다는 전언. 또 손 회장의 구미에 맞춘 경쟁이 이뤄지는 현상도 빚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또 투자 규모만 커지면서 자칫 테크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For Your Insights

비록 우버 등 피투자 기업의 상장 후 성적표가 저조한게 현실이지만 아직 SVF의 최종 성과를 판단하기엔 이르다. 여전히 소프트뱅크와 SVF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인도,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활발한 투자를 집행하며 유망 스타트업과 혁신 서비스 시장 창출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기업공개(IPO) 등을 거쳐 SVF의 엑시트가 현실화된 후에도 해당 기업이 튼실히 시장을 지탱하며 성장할 수 있을만큼 내실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손 회장은 최근 1000억 달러 규모의 2기 펀드 조성을 확인했다. 2기 자금의 상당수가 다시 기존 피투자 기업을 향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기업을 포함한 좀더 다양한 지역과 분야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SVF의 투자전략과 방식이 가진 장점을  취하며 미래에 투자하는 우리 투자자와 기업들의 소식도 많아지길 기대한다.

참고

GM Cruise raises $1.15B at a $19B valuation from SoftBank and Honda

Rappi Raises Up to $1 Billion from SoftBank Group Corp. and SoftBank Vision Fund

WeWork urges investors to see losses as ‘investments’ as it reports first-quarter loss of $264 million

Uber announces $1 billion investment into its self-driving car group, weeks before going public

Airbnb invests in India's biggest hotel company

Where SoftBank has invested its $100 billion Vision Fund

The Saudi Arabian government is ready to commit another $45 billion to SoftBank’s Vision Fund

DoorDash Takes Aim at Nearly $13 Billion Valuation in New Funding Round

Uber and Lyft: Lessons from lacklustre IPOs

Masayoshi Son claims Vision Fund LPs are already up 45% — but that’s mostly paper g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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