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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우버(Uber)의 새로운 실험: “공존과 협력으로 위기를 돌파하라.”

Intro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플랫폼인 우버(Uber)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기업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기존의 택시 산업이나 규제 당국들과 격렬하게 충돌해 왔지만 여전히 ‘혁신’에 방점을 찍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우버는 현재 63개국 7000여개가 넘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매일 1,400만 회의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월 이용자 수는 9,100만 명에 이르렀다. 올 5월에는 설립 10년만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우버는 세계 곳곳에서 ‘합법화’를 둘러싼 규제 갈등을 혹독하게 겪고 있다. 설립부터 상장까지 과거 10년에 걸친 우버의 역사는 어찌 보면 전 세계 규제 당국들과 격렬하게 맞서온 과정이라 부를만하다.

반면 2017년 다라  코스로샤히 CEO의 취임 이후 현지 규제 준수와 협조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정책 기조를 전환했는데 이 때문에 각국의 규제 당국들은 오히려 더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혁신성, 소비자 후생, 신산업 육성 같은 가치들을 기존 산업 보호와 조화시켜야 하는 더욱 고차원적인 방정식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갈수록 더욱 정교해지고 있는 전 세계 승차공유 분야 규제와 정책 흐름들을 ‘우버’ 사례를 통해 진단해 본다.

규제 공백 틈 탄 재빠른 시장 침투로 세계 차량공유 시장 선점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비즈니스들이 대부분 격렬한 논쟁과 토론을 동반하지만 우버는 사업 초기 유독 공격적인 행보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우버의 ‘공격성’이 도드라져 보인 데는 택시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면서 사전 진입 장벽 덕분에 새로운 시장 파괴자가 등장하기 힘든 시장 구조였다는 점 역시 한 몫을 했다.

택시 산업은 전 세계 공통적으로 정부가 면허제, 총 대수 제한 등 일종의 사전 진입 장벽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을 매개로 순식간에 택시 시장을 파고든 우버는 기존의 규제 체계로는 포섭할 수 없는 거대한 규제 공백(regulatory vacuum)을 창출했다.

우버는 사업 확장 초기에 이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취했는데, 규제 공백을 틈타 신속하게 새로운 시장에 침투해 이용자 수를 최대한 늘리고 이 이용자들을 든든한 우군으로 확보하는 전략이었다. 후발주자의 성장을 봉쇄해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승자독식 구조를 일찌감치 형성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이 경우 당연히 규제 기관, 기존 택시 산업은 뒷전일 수 밖에 없다.

가정법이긴 하나, 규제 당국과 머리를 맞대고 규제 공백을 논의하는 순응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기존 택시 업계를 껴안는 협업 모델과 같은 유연한 전략도 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방식은 우버의 선택지가 아니었다. 결국 ‘선(先) 시장진출, 후(後) 규제대응’ 이라는 우버의 초기 전략은 전 세계 곳곳에서 택시 업계는 물론 규제 당국들과 무수한 갈등과 충돌을 야기했고, 몇몇 국가에서는 시장 퇴출이라는 철퇴를 맞기도 했다.

유럽사법재판소 “우버는 운송서비스”…판례간 모순 지적도

우버의 규제 전선(戰線)은 외견상으로만 보면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둘러싼 단순한 갈등 구조처럼 보인다. 하지만 각국의 법원과 행정 당국의 결정 과정을 들여다 보면 ‘합법화’라는 큰 이슈 아래 다양한 법적, 정책적 이슈들이 여러 갈래로 뻗어 나온다.

우선, 우버 서비스의 성격을 놓고 ‘운송 서비스’로 분류할 것인지, ‘정보 서비스’로 볼 것인지를 놓고 유럽에서 첨예한 법적 논쟁이 벌어졌다. 운송 서비스로 분류되면 당연히 면허, 자격, 고용, 복지, 근로자 보호 영역에서 기존 운송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규제를 받는다. 이에 대해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운전자와 이용자들을 매칭하는 역할이 서비스의 본질이라고 일관되게 반박해 왔다. 운전자-승객 매칭 후 이뤄지는 물리적인 실제 운송 서비스는 주(主)가 아닌 부수적인 활동에 불과하단 설명이다.

하지만 유럽연합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는 2017년 12월 “우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운송 서비스업에 속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이 우버의 서비스 유형을 어떻게 볼 것인지 결정을 내려 달라는 요청을 받아 들여 판단한 일종의 유권 해석이었다.

이 결정은 한편으론 운송 서비스란 물리적인 운송 그 자체뿐만 아니라 여객과 운송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부수 서비스들도 포함한다는 기존 판례[1]와 일치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온라인 상품 판매의 경우 비록 오프라인에서 배달이 이뤄지더라도 본질은 유럽연합의 서비스 분류에 따른 ‘정보사회서비스(information society service)’에 해당한다는 이전 결정과는 크게 상충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후자의 판례에서 유럽사법재판소는 온라인을 통한 콘택트렌즈 판매는 정보사회서비스로 분류되는 전자상거래에 해당하며, 따라서 ‘콘택트렌즈는 의료기관에서만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헝가리 규제가 EU 지침(2000/31/CE)과 상충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1] 유럽사법재판소 Case C-108/09, Ker-Optika, 2010.12.2 선고

(출처 : 우버)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서비스에 결정적 영향력 행사하면 동일 규제”

우버를 운송 서비스로 분류한 위 판결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제2, 제3의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에 미칠 영향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앱 등 IT 기술을 매개로 기존 오프라인 산업을 해체하는 수많은 신규 서비스들을 오프라인 영역 내 경쟁자들과 동일하게 규율할지, 아니며 IT기술을 통한 혁신성에 더 무게를 둬 정보사회기술로 분류할 것인가를 놓고 유럽사법재판소는 단순한 합법과 불법의 이분법 구조를 넘어서 좀더 세밀한 접근법을 취했다.

‘결정적 영향력 테스트(Decisive Influence Test)’라고도 불리는 유럽사법재판소의 논리 전개에 따르면, 우선 단순히 승객과 운전기사를 연결시켜주는 중개 앱이라면 마땅히 ‘정보사회서비스’로 분류될 것이나, 실제 우버는 이보다 복잡한 일종의 복합적인 서비스(composite service 또는 bundled service)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운송 서비스’를 창출 또는 조직하고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운전사들의 행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이 판결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의견을 앞서 제시했던 유럽사법재판소 마치에이 슈프나르(Maciej Szpunar) 법무관의 논리에 따르면, ‘복합 서비스’ 판단 여부는 (1) 오프라인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여객 운송)가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우버 앱)와 금전적으로 독립되어 있는지, 또는 (2) 서비스 제공자(우버)가 오프라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조건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두 서비스가 사실상 하나의 서비스에 해당하는 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우버 경우에 대입해 보면, 기사 채용, 서비스 활동, 요금 책정, 차량 사양 통제, 평점 등의 영역에서 우버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결국 온라인 앱이 오프라인의 차량 운송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연결된다고 결론지었다. 더 쉽게 풀이하자면 우버는 온라인을 통한 매개자 역할과 동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우버 운전자들에게 행사하는 방식으로 여객 운송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제공했다는 논리다.

‘우버=운송서비스’ 판결, EU 회원국별 탄력적 규제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이 이후 실제 시장과 규제 당국에 미친 영향은 더욱 눈 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유럽사법재판소가 우버 서비스의 합법, 불법을 가르는 단순 이분법식 결론보다는 혁신성과 파괴적 영향력의 양면을 모두 갖춘 새로운 서비스의 본질을 우선 규정하기 위해 애쓴 것처럼 이 결정이 실제 시장에 미친 영향 역시 우버의 전면 퇴출 같은 ‘All or Nothing’식 결과가 아니라 탄력적, 협력적, 자율적 규제안의 창출, 그리고 그러한 규제안들이 점진적,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집행되는 과정에 더욱 가까웠다고 설명될 수 있다.

실제로,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은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법적 성격을 규정짓는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공했지만 곧바로 EU 지역 내 우버의 퇴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법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EU 법률 중 우버 같은 종류의 운송 서비스를 규제할 수 있는 통일된 법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각 회원국들이 유럽연합기능조약(TFEU)의 일반원칙에 부합되는 한에서 자국 상황에 맞는 규제를 도출해야 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각 회원국이 자국 운송법에 따라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긍정적인 해석을 추가하자면 최소한의 규제 불확실성이 오히려 상당 부분 걷혀진 셈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유럽사법재판소를 위시한 유럽 법원들의 판결은 택시면허증이 없는 일반인 운전자와 우버 고객을 연결해 주는 우버팝(UberPop) 서비스에만 적용된다. 우버의 경우 우버팝 외에도 택시 면허를 가진 운전자들이 운행하는 우버블랙(UberBlack)과 같은 차량 단기 임대, 공유 서비스도 제공해 왔고, 스페인에서는 2016년부터 일종의 관광운수업 허가를 얻어 현지 운송법 영역 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즉, 우버는 이전부터 논란이 되는 서비스외에도 합법적인 운송 서비스 영역에서 승객과 택시, 리무진 서비스 회사들을 앱을 통해 연결하는 매칭 서비스도 병행해 왔고, 이런 종류의 서비스들은 유럽사법재판소가 말하는, 순수한 ‘정보사회서비스’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우버, 규제 갈등 최고조 지나 ‘화해・공존’ 전략 선회

우버와 EU 회원국들을 비롯한 전 세계 규제 당국간 힘겨루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는 대략 2014년에서 2017년 사이로 평가된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일종의 반(反) 우버법인 ‘떼브누 법’이 도입돼 우버팝 서비스가 사실상 불법화 되었고, 2016년에는 불법 택시 영업을 이유로 우버 임원들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규제 당국에 맞서 강공 정책을 펼치던 우버는 창업주 트래비스 캘러닉이 물러나고 2017년 8월 다라  코스로샤히 CEO가 취임하면서 현지 법 규제 범위 안에서 규제 당국과 협조하는 기조로 상당 부분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독일은 2019년 상장을 앞둔 우버가 과거 치열하게 다퉜던 규제 당국과 화해하고 새로운 시작을 도모할 수 있을지를 보여 준 첫 테스트 장소로 여겨졌다. 코스로샤히는 취임 이후 독일을 두 차례 방문해 규제 당국에 사과를 하고 협조를 약속했다. 결국 우버는 약 3년 전 베를린과 뮌헨만 남겨놓고 영업을 중단했던 곳들 중 하나인 뒤셀도르프에서 2018년 10월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코스로샤히 CEO가 이끄는 우버와 독일 규제 당국의 공동 승리로 표현했다.

변화의 핵심은 우버가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가장한 택시 서비스가 아니라 진정한 테크놀로지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더 세밀히 보면, 우버 앱을 통한 택시 호출, 기사까지 딸린 렌트카 개념의 우버엑스(UberX), 전기자동차를 사용하는 우버그린(Uber Green) 서비스를 뒤셀도르프에서 출시했는데 3종 모두 면허를 가진 운전수가 필요하고, 면허가 없는 개인 운전자에 기반한 서비스 방식은 제외됐다. 단, 운행이 끝난 뒤 차고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항은 여전히 논란이다.

반면 우버는 협조의 대가로 장기적으로 운송 정책을 개정하겠다는 독일 당국의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고, 전기공유자전거, 음식 배달 서비스 독일 내 론칭도 고려 중이다.

결국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규제 준수를 약속할 경우 각국 정부들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은 크게 현 규제 유지, 혁신 서비스까지 규율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의 도입, 또는 신구 산업 형평성 도모를 위한 기존 규제의 완화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불공평한 경쟁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우버 블랙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가 2015년 5월부터 잠정 중단됐지만 최근 이탈리아 경쟁위원회는 택시와 차량 공유 서비스 간 동등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택시 사업자에 대한 규정을 완화하도록 권고했다.

호주는 승차 공유를 허용하는 대신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이용자에게 1달러 부담금을 물려 조성한 펀드를 택시 업계에 쓸 계획이고, 핀란드 헬싱키는 7월 승차공유를 합법화하면서 택시 요금 규제와 면허 총량 규제를 풀어줬다.

올해 택시법 위반으로 약 230만 유로를 지급하기로 지난 3월 합의한 네델란드에서는 우버엑스, 우버블랙, 우버밴 등 검증된 면허 소지 운전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순해진’ 우버’...하지만 면허 갱신, 경쟁자 등 난제들 여전

이처럼 우버가 적극적으로 현지 규제를 준수하겠다는 기조로 전환해 수익성이 높은 EU 시장 공략을 재개하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상황이나 규제 환경은 녹록치 않다.

유럽 내 가장 큰 시장인 영국에서는 ‘우버를 제재하는 것은 택시미터법에 어긋난다’는 영국 법원의 2015년 판결 이후 우버 서비스가 정식으로 합법화됐지만, 2018년 런던교통공사(TFL)가 5년 단위의 운영 면허 갱신을 거부해 퇴출 위기에 몰렸었다. 한시 면허를 통해 가까스로 퇴출을 면했지만 최저임금, 휴식시간 의무 제공 등을 둘러싼 소송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헝가리와 불가리아에서는 우버 앱 사용이 금지됐고, 프랑스·이탈리아·네델란드·노르웨이·독일 등에서는 우버팝과 같은 일부 서비스가 여전히 제한된다.

올 초 스페인에서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최소 15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규제안을 택시 업계의 압력에 굴복한 지방 정부들이 수용하면서 우버와 현지 업체 캐비파이(Cabify) 등이 바르셀로나 지역 등에서 사업을 중단했다.

게다가 유럽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에선  얀덱스(Yandex), 윌리(Wheely), 게트(Gett) 3파전이 벌어지고 있고, 에스토니아 볼트(Bolt), 스페인 캐비파이(Cabify), 프랑스 블라블라카(Balblacar) 등이 유럽 내 우버의 새로운 경쟁자들로 꼽힌다.

이스라엘에서 2010년 설립된 게트는 영국에서 면허를 가진 택시 운전사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면허를 가진 블랙캡 기사들의 절반 이상이 가입했다. 볼트는 우버와 유사한 모델이지만 운전사로부터 10~20%의 수수료만 받고 있고, 승객에게 받는 요금도 우버보다 35%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설립된 윌리는 우버의 고급 버전으로 벤츠 차종 등을 이용해 부유층을 집중 공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단연 우버 운전자들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소송과 임금 인상(수수료 인하) 요구가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해 5월 우버 운전자를 ‘독립사업자’로 판단해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지난 5월에는 전국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가 우버 운전자들은 독립된 사업자로 근로자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려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반대로, 스위스 로잔 소재 노동법원은 지난 5월 스위스에선 처음으로 임금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고, 영국 상소법원도 지난해 12월 우버 운전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우버 다루기

중국에서는 승차공유 서비스 규제는 3단계로 구분된다. 2015년까지 규제 공백이 이어지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합법화 시기를 거쳐 2016년부터 지방 정부 단위로 수많은 규제들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큰 흐름을 보면 EU 등 전 세계 규제 당국들의 대처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우버의 경우 규제 공백 기간 동안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했고, 이는 반대로 기존 택시 산업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지방 정부들이 규제 공백에서 새로운 룰을 창출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택시 산업보다 더 엄격한 룰을 적용 받게 되었고, 이런 규제 환경 역시 서비스 중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지방 정부들이 내놓은, 공유경제를 위한 점진적이고 유연한 새로운 정책들의 과실은 디디추싱 등 현지 차량공유 업체들이 누리게 됐다.

우버는 2014년 8월 최초로 일본 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당시 일본 택시 산업은 2008년 이후 요금제나 운행 대수 등에 적용되는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 내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와중이었다. 때문에 우버 합법화는 택시 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은 2015년 6월 일본 내각은 ‘Japan Revival Strategy’를 채택하고 공유 경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의 수용을 요구했다. 이후 의회가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가용 상업 운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 역시 수많은 단서 조항들 때문에 외국인만 대상으로 하거나 산악 지역 등에서만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우버가 가까운 시기에 합법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입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현재도 일본 제도의 틈새를 찾아 내 시험 서비스에 나서는 등 끊임없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우버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대만에서는 지난 5월 정부가 렌트카 회사들과 협력하는 영업 방식을 금지하고 나섰다. 새 규정에 따르면 렌터카로 분류되는 우버 차량은 일 또는 시간 단위로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즉 최소 한 시간 이상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만 이용이 가능하다. 대만 정부는 이 조치와 함께 택시 업계를 달래기 위해 낡은 택시를 새 택시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주는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대만의 예에서 보여지듯, 우버는 택시면허가 없는 개인 운전사가 자가용을 통해 제공하는 우버 팝 같은 서비스 외에도 각 국가별, 지방 정부별 운송 사업 제도에 따라 면허를 가진 프리랜서 운전자, 기존 택시 사업자, 렌터카 사업자 등과 협력하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왔다.

우버 때문에 생겨난 ‘우버라이제이션(Uberization)’이란 신조어는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다른 방식으로 구매하고 이용하도록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는 행위 또는 과정’이란 뜻으로 케임브리지 사전에 등재돼 있다.

시장 파괴 이미지나 공격적인 규제 대응 태도로 적잖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기존 시장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는 서비스의 대명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반면, 상장 이후 계속된 우버와 리프트의 주가 급락은 자본 시장이 차량 공유 산업의 미래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상장에 성공했지만 막대한 손실을 무릅쓴 공격적인 사업 전략, 불확실한 수익 구조, 규제 불확실성 등을 둘러싼 우려 탓에 지난 5월 상장 직후부터 줄곧 주가 하락을 겪어야 했다. 이달 초에는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이 발표된 후 공모가 45달러보다 18% 가량 하락한 37달러까지 주가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로운 CEO의 부드러운 유화 정책에 이어 상장 성공이란 큰 관문을 통과했지만 어찌 보면 우버가 풀어나가야 할 현실적인 난제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고, 진출한 도시의 수만큼 다양하고 많은 마이크로 규제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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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를 둘러싼 모든 논란들은 사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어찌 보면 ‘우리 자신들 모두가 우버’이기도 하다. 소비자로서 우버를 이용하고 있고, 공유 경제 때문에 영향을 받는 미래 노동시장의 일원이기도 하다. 때로는 또 다른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하는 리더일 수도, 우버가 그리는 ‘도시 개조(transform city)’의 수혜자일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우버를 규제하고 통제하고 협조해 가는 전략과 경험들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뛰어 넘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더욱 고도화된 IT 기술을 매개로 등장할 혁신 비즈니스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우버와 규제 당국 간의 ‘밀고 당기기’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진행형이지만 몇 년간의 혹독한 과도기를 거치고 난 지금, 우버는 물론 규제 당국들도 각자의 목표를 수정해 가며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승차공유 산업을 둘러싸고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는 국내에서도 합법과 불법의 단순한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시장과 규제 당국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혁신 서비스들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더욱 세밀하고 정치한 규제 실험과 정책 대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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